(부경일보) 김다경 기자

“신인호 조리기능장이 만드는 음식은 예술이다”

해운대 ‘밍주 센텀점’ 신인호 총괄조리이사

“제가 앞으로 만들 음식은 손님들에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싶은 신인호(41) 이사. 2015년, 부산에서 몇 되지 않은 조리기능장이 된 그는 현재 중화요리전문점 ‘밍주’의 조리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가정형편으로 인해 중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그는 열 다섯에 중국집 배달부로 시작해 자그마한 중국집에서 잔심부름·양파 까기·단무지 썰기·청소 등 허드렛일부터 배우며 중화요리와 인연을 맺어다. 이후 스무 두 살부터 작은중국집에서 주방장일을 하게 되었고 이후 좀 더 나은 곳에서 실력을 제대로 닦고 싶은 생각에 몇 곳을 옮기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일이라 어렵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이 있었지만 이 길을 숙명처럼 여기며 참았다. 그럴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 준 현재의 아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신 이사는 힘든 시간과 끊임없는 배움 끝에 서른살 되던 해, 밍주 해운대점에서 주방장으로 밍주의 식구가 되었다. 맛과 기술을 인정해주는 손님들이 늘면서 해운대점에 이어 센텀점·메트로힐탑점까지 확장했다.
 
이후 각 지역점이 자리를 잡으면서 하루에 4~5시간을 공부한 끝에 국가공인조리기능장을 취득했다. 신 이사는 “조리기능장 자격증 취득이후 달라진 점은 크게 없지만 그래도 목표한 것을 이뤄 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과 가장 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그동안 미뤄던 학업에 정진하면서 현재는 부산디지털대학교에서 외식경영학을 공부중이다.
신 이사가 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밍주는 일반 중식당과는 달리 퓨전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사실 퓨전요리라고 해도 자주 먹으면 쉽게 질리기 마련, 그래서 신 이사는 1년에 두 번 정도는 중국을 방문해 새로운 음식에 대해 연구하고, 우리나라 음식과 접목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있다. 그가 만든 퓨전요리 중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마늘새우’이다.

▲마늘새우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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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개발한 반죽으로 티김옷을 입힌 새우에 각종 향신료와 마늘·파채·찹쌀 누룽지를 더해 약 3분간 기름에 튀긴다. 겉은 최대한 바싹한 느낌을 주고 속은 새우의 부드러운 육즙을 내는 것이 마늘새우 요리의 포인터. 마늘 향과 매콤한 소스가 느끼함을 잡아준다. 이밖에도 코스요리에 빠지지 않는 유산슬·전가복·깐풍기 등 200여 가지 요리를 제대로 맛을 내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인호 조리이사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6~7년째 드러내지 않고 봉사활동 해 오고 있다. 근처 교회를 빌려 한 달에 한 번씩은 봉사활동을 하는데, 주위 노숙자들이나 독거노인을 위해 탕수육과 짜장면을 정성껏 만들어 대접하고 있다. 한번 할 때마다 200인분 정도를 자원봉사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다. 남들이 노는 날이 더 바쁜 직업 특성상 휴일도 많지 않은데 매달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배우는 것도 많고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한다.
 
지금, 그는 중화요리 주방장으로 삶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요리를 드시고 주방 앞까지 찾아오셔서 너무 맛있다며 칭찬해 주시기도 하고 매번 오실 때 마다 엄지를 들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고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주실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는 그는 “앞으로도 그분들에게 실망 시키지 않고 더욱 발전해 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신 조리이사에게도 안타까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중식을 가르쳐 주는 곳이 거의 없어 배우려면 오랫동안 허드렛일을 하며 어깨 너머로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는 중식요리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많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배울 수 있는데도 오래지 않아 포기 하는 일이 잦다”며 “끈기를 갖고 목표한 것을 이뤄내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방장인 신인호 조리이사의 최종 목표는 건강한 중화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중화요리를 떠올리면 ‘건강하지 못하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선입견을 바꿔보고 싶어 약선 요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인호 조리이사는 중식요리에 사용되는 기름을 다양한 자연재료에서 축출한 것으로 사용해 ‘먹을수록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에게 음식은 ‘작품’이면서 더불어 건식동원(健食同原)이다.

김다경 기자  bknews7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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