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일보) 홍길동 기자

“소박한 한 그릇의 음식도 명가답게”

중식 발전 연구회 회장 송화루 조창현 대표

“큰 식당을 운영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닌, 짬뽕하나로도 손님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명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장면·짬뽕하나라도 옛 방식 그대로 수타면으로 만들어, 한 그릇을 먹더라도 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송화루 조창현(54)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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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당 송화루의 대표이자 중식 발전 연구회 회장인 그는 중식당 주방에서 요리를 만든 지 30년째다. 하지만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평범했다고 한다.
“사실 전 공부에 취미는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가출을 하기도 했었고. 제가 전남 진도출신인데, 부산에 살던 누나를 따라 올라와 친구 형님이 하던 광안리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 삼아 양파 까는 것을 거들어주고 했던 것이 중국요리와의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본인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2년 정도 일을 했던 것이 중국요리에 발을 딛게 된 계기였던 조 대표. 배달과 잔심부름에서 시작해 22살쯤 다른 중국집으로 옮겨 설거지·단무지 썰기·양파 까기 등 허드렛일을 하며 조금씩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곳에서만 배우기보다는 3~4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중식발전연구회 회장 송화루 조창현 대표

그러다 조 대표는 1989년 12월, 지인의 중식당에 인사차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지인은 “아는 동생이 운영하던 중식당 자리가 저렴하게 나왔는데 장사를 해보는 건 어때”하며 권유를 받았다. 그렇게 송화루를 시작하게 됐다.
송화루는 겉은 평범해 보이지만 내부는 봉사활동 관련 수많은 상패와 표창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앉은 자리에서 조리실 내부가 보여 조 대표의 자신감과 신뢰도를 엿볼 수 있다.
송화루의 수많은 메뉴 중에서도 조 대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는 버섯짬뽕이다.
표고·양송이·송이·초고·팽이·새송이 등 대여섯 가지의 버섯을 넣고 국물에 맛을 내어 맑지만 칼칼할 맛을 자랑한다. 색다른 맛의 짬뽕으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아울러 송화루는 착한가격 업소로 지정돼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대가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송화루의 '탕수육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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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루의 특별메뉴 '버섯짬뽕'

 
그러던 중 2004년 서정희 명장을 만나게 된 조 대표. 이후 서 명장과 인연을 이어오면서 술과 담배를 끊게 됐고, 공부에 대한 열정도 생기게 됐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큰 계기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늘 당부하시던 말씀이 마음속에 박혀있었기 때문. “아버지께서는 대학교를 졸업 못한 제게 공부를 하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엔 그 말씀이 더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조 대표는 2010년 부산정보대학교(현 부산과학기술대) 호텔조리학을 야간으로 졸업했다. 이후 14년에 영산관광대학원에 입학해 조리예술 전공으로 올해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는 박사 학위까지 준비 중이며, 된장을 첨가한 자장면에 대한 논문까지 썼다. 또한 3~4년의 노력 끝에 올해 조리기능장을 취득했다.

아울러 조 대표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중식발전 연구회는 중화요리의 대중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저희 연구회에서는 정식으로 중식을 배운 분들도 있지만,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한 분들도 많이 있으셔서 그 분들께 정식으로 가르쳐드리고 싶었습니다.” 일반 조리학원과는 다르게 실전요리를 배울 수 있는 연구회는 춘장을 볶는 과정부터 먼저 가르친다. 춘장과 같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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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구 노인건강 대축제 나눔봉사 

▲동래경찰서 방범순찰대·지역 의경 봉사 '자장면 데이'

​▲황전양로원 경로잔치

또한 조 대표는 동래구 중식 봉사 나눔의 회장을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번, 화요일에 모이면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사직동 등 주로 동래구에서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무료 중식 나눔 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번 800~1000명 정도 모인다고 한다. 같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10명 정도로 꾸준히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군부대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 있는데, 조 대표가 사무장으로 있을 때 ‘자장면 데이’를 만들어 다 같이 맛있게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우연히 중식을 시작하게 됐지만, 일을 하다보면 ‘중식은 내 천직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는 조 대표. 그는 “중식은 제게 운명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꾸준한 봉사활동과 중식 발전 연구회의 발전과 함께 소박한 한 그릇의 음식도 명가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소망이라 했다.

문하진 기자  bknews7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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