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부경일보) 손연우 기자=

교대근무로 인한 심혈관 환자 5000명 추정

정신질환 유병인구도 6만명 이상 

교대근무, ‘공공부문·장치산업 등 불가피한 분야에 국한해야’ 

‘국가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 노력 필요해’ 

한국 근로자들이 노동으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성인 근로자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노동하며 보내는데다 근로 환경과 근로 조건은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생활환경이라는 점에서 건강과 안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망 원인 2, 3위를 차지하는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지난 2016년 기준 20~69세 전체 환자 수가 약 34만 4000명에 이르며 이 중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로 인한 환자 수는 각각 2만 3000명과 5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 유병인구수는 각각 2만 1000명과 4만 1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정책연구실(정연 부연구위원)에서 ‘과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질병 부담’이라는 주제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0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59시간보다 265시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자의 비율은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과 운수업에서, 직종별로는 서비스직에서 가장 높았고,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그 비율이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지난 2014년 근로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 중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7.1%로 나타났다. 또 대체로 기업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교대근무 노동자 비율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가동돼야 하는 장치산업의 비율이 대기업에서 높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 1990년 이후 국내외에서 출판된 과로와 건강에 대한 논문들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 결과로 심뇌혈관질환, 정신질환, 수면장애, 대사질환, 암, 건강행태 변화, 임신 및 출산 관련 문제, 근골격계 질환 등이 나타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과로에 노출된 인구 비율, 과로로 인한 유병 및 사망의 상대위험도 성별·연령별로 과로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20~69세 전체 인구 중 주당 6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의 비율은 남성 14%, 여성 5.1%로 나타났으며,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남성 14.4%, 여성 11.6%로 남성의 비율이 여성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로로 인한 유병 및 사망의 상대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장시간 근로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47.7%, 정신질환 발생 위험을 28.8%, 사망 위험을 9.7%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대근무 근로자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2.4%,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28.3%, 사망 위험이 9.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유병 및 사망 인구기여위험도 남성의 경우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인구기여위험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로, 전체 심뇌혈관질환 유병 건수의 약 16%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성은 연령이 높을수록 인구기여위험도도 증가하여 60대가 가장 높았고, 60대 여성 심뇌혈관질환 유병 건수의 약 16.8%가 장시간 노동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의 경우 40대 남성의 인구기여위험도가 가장 높았는데, 정신질환 유병 건수 중 14.5%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유병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사망의 인구기여위험도는 연령에 따라 남성의 경우 0.2~2.1%, 여성은 0.5~3.4%로 나타났다. △교대근무로 인한 유병 및 사망의 인구기여위험도 교대근무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유병의 인구기여위험도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났으며 남녀 모두 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전체 심뇌혈관질환 건수의 1.4%(남), 5.1%(여)가 교대근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신질환 유병의 인구기여위험도 역시 남녀 모두 30대에서 가장 높은데, 남성은 전체 정신질환 유병 건수 중 3.9%가, 여성은 5.7%가 교대근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망의 인구기여위험도는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0.5% 미만으로 낮은 반면, 여성은 이보다 높은 1.9~4.0%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를 공공 부문 및 장치산업 등의 불가피한 영역에 국한하고, 장시간 노동을 규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과로를 막기 위한 국가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 노력과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의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연우 기자  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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