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일보) 박찬제 기자=

직장인 18% ‘알바’뛴다

‘칼퇴근’하고 ‘재택야근’하는 직장인 늘어나···

지난 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강행됐다.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행됐지만 예상만큼의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로 근로자들의 퇴근 시간은 빨라졌지만 업무량은 변함없어 업무강도가 더 높아졌다.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신규 채용을 필요로 하지만, 기업들이 새로 들어가는 임금이 부담스러워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근로자들은 칼 같은 퇴근 이후 집에서 잔업을 처리하게 되며 ‘재택야근’이 늘어났다. 인터넷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11월 직장인 5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퇴근 후에도 업무 처리를 고민하거나 압박감에 시달린다는 응답자가 70.4%에 달했다.

퇴근 후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44.4%·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더군다나 이런 ‘비공식’ 근무는 야근 수당을 포함, 심야 수당, 심야교통비 등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통장 사정이 나빠지는 근로자들이 많다.

결국 임금은 줄어들고 속앓이만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리운전이나 배달, 카풀, 기타 아르바이트 등 퇴근 후 ‘투잡(Two job)’을 고민 중이거나 실행중인 직장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직장생활과 병행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직장인이 18.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0.2% 소폭 증가한 수치다. 아직까지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만을 대상으로 시행중이지만 전면 시행되는 2021년 7월부터는 더 많은 직장인들이 투잡 전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지금 정부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데만 집중하고 일자리 창출에는 힘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작용인 만큼 일자리 문제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주 52 시간 근무제’ 시행 본연의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지 않도록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제 기자  a476815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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