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맛과 정성

(부경일보) 정해린 기자 = 부산 영도구 태종대에 있는 암소한마당의 박진웅 사장은 하고재비(무슨 일이든지 안 하고는 배기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경상도 말)다. 음식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고기 재단, 장아찌 담그기, 사골 육수 만들기 등 손님상에 나가는 음식들을 자신이 직접 손질하고 만든다. 돈 주고 음식을 사먹는 데 맛이 없으면 화가 나는 것이라며 돈을 받았으니 당연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명쾌한 철학이 멋있다.

박 사장은 대학생 때부터 집안에서 물려받은 가게를 운영하다가 음식 장사가 하고 싶어서 여러 가게를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의령의 고깃집에 찾아가 청소, 설거지, 서빙부터 고기 손질하는 것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그러다가 지금 자리에 터를 잡고 작은 건물부터 시작해 크게 키워나갔고 벌써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 암소한마당의 대표메뉴는 무엇입니까

▶ 손님들이 많이 드시는 왕갈비탕과 육회비빕밥이 있습니다. 왕갈비탕은 사골을 고아서 국물을 내고 하는 과정이 손이 많이 갑니다. 갈비는 수입산을 쓰고, 사골 국물과 고기 살은 한우로 만듭니다. 육회비빔밥의 육회는 한우 생고기만 씁니다. 

점심특선(양념불고기+된장, 투뿔차돌박이+된장)도 가성비가 좋아서 많이 드십니다. 계절메뉴로 여름에만 냉면을 판매 하는데 장도 직접 만들고 면도 기계로 직접 뽑습니다.

- 암소한마당 맛의 비결은

▶ 도축된 사골이나 육고기를 직접 재단하고 손질하고 사골 육수도 직접 고아서 만듭니다. 커다란 회전 가마솥에 끓이는데 처음에 뼈를 재단하고 사골에 붙은 찌꺼기를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총 3번을 우려내는데 24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불순물을 거른 후 갖은 채소들을 넣고 우려내면 잡내가 나지 않습니다. 작은 차이인 것 같지만 들어가는 정성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납니다. 우려낸 육수를 그 날 팔기 전에 간을 맞춰서 씁니다.

육회도 자주 배송 받아 신선한 것을 쓰는데, 도축한지 3일 이내 생고기만 씁니다. 육회는 원래 홍두깨나 우둔살을 많이 쓰는데 저희 집은 앞다리 살을 씁니다. 확실히 맛이 다릅니다. 

앞다리 살은 작업하기 힘든 부위라서 새벽에 나와 육회 작업을 다 해놓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주문 받아 쓰고, 재고 없이 모든 부위를 다 소진 하는 것이 비결입니다. 육회는 얼렸다가 해동시키면 색깔이 빨갛습니다. 다른데 가서 먹으면 빨간 육회가 많습니다.

차돌박이는 보통 수입을 많이 쓰지만 우리가게는 무조건 한우로 나갑니다. 깍두기, 양파장아찌, 오이지 깻잎지 등을 제가 직접 담급니다. 오이지는 깨끗이 씻어서 하루정도 건조해서 물기가 조금 빠지고 단단해지면 비법 소스를 부어 이틀을 숙성시킵니다. 

깍두기는 무가 가장 맛있는 계절인 가을에 진공 상태로 보관해놓다가 씁니다. 밑반찬은 그때그때 계절별로 달라지는 데 채소가격의 변동사항이 많아서 장아찌 종류를 많이 개발하게 됐습니다.

- 암소한마당 자랑 좀 해주세요

▶ 관광지의 음식점으로서는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관광지에서도 적당한 가격으로 돈 아깝지 않게 맛도 만족스런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종대공원 입구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식당 내부에 14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 수학여행을 와서 먹고 갔는데 맛있어서 가족과 같이 여행하러 왔다가 다시 오신 손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혼자 왔다가 여자 친구 생겨서 같이 오신 손님도요.

- 사장님의 특별한 경영철학 있나요

▶ 음식을 먹을 때 건강과 맛을 둘 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건강한 음식을 맛있게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고기와 같이 먹었을 때 맛있는 조합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곁들여지는 반찬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 식당을 하면서 최종목표가 있다면

▶ 저희 집에 와서 음식을 드시는 분들께 ‘아 정말 잘 먹고 간다’ 이런 말을 계속 듣고 싶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순간까지 ‘가성비가 좋다’, ‘잘 먹고 간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목표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장을 직접 담궈서 음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암소한마당 만의 고유의 맛을 가지고 싶은 것이 현재의 꿈입니다.

- 봉사활동을 많이 하신다는데

▶ 대학교 때부터 동아리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는 직접 나가서 봉사활동 하기가 힘들어서 가게를 찾아오시는 어르신들께 저렴하게 드리거나 양을 더 많이 드리고 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포장해서 동사무소에 배달하기도 합니다. 해양대학교 나 경로당, 복지관 후원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 대표메뉴 : 한우생고기 /한우육회 /한우육회비빔밥 /왕갈비탕

• 추천메뉴 : 한우육회 /한우육회비빔밥 /왕갈비탕

• 위치 : 부산시 영도구 태종로833번길 11

• 문의안내 : 051-404-5999

•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9시

• 휴무일 : 2·4번째 월요일

• 주차공간 : 가게 앞 주차장

정해린 기자  hr@b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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